많은 문의서에는 "80°C까지 가열해 달라"는 한마디만 적혀 있을 뿐입니다. 가열할 매체의 질량도, 승온에 걸리는 시간도, 가열을 시작하는 초기 온도도, 탱크에 단열이 되어 있는지조차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기본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시되는 전력 수치는 결국 모두 짐작에 불과합니다.

1단계: 유효 열량을 계산하기

매체를 초기 온도에서 목표로 하는 온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은, 매체의 질량과 비열 그리고 온도차를 곱한 값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상온 상태의 물이 지니는 비열은 약 4.2 kJ/(kg·°C)이고, 열매유는 약 2.0, 강재의 경우에는 겨우 약 0.5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톤의 물을 담은 탱크를 15°C에서 85°C까지 가열하려면, 2000 × 4.2 × 70 = 588,000 kJ라는 유효 열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2단계: 승온 시간을 정하기

똑같은 열량이라도 그것을 2시간에 걸쳐 넣느냐 6시간에 걸쳐 넣느냐에 따라 필요한 전력은 무려 세 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열량인 kJ를 시간을 초 단위로 환산한 값으로 나누어 주면 필요한 전력 kW를 얻을 수 있습니다.

588,000 kJ ÷ 7200 s ≈ 81.7 kW

여기서 나온 값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수치입니다. 실제로 장비를 선정할 때에는 여기에 탱크 벽을 통해 빠져나가는 방열 손실, 배관과 지지대가 함께 흡수하는 열, 그리고 액면에서 일어나는 표면 증발까지 모두 더해 고려해야 합니다. 배관이 함께 붙어 있는 강재 탱크라면 물 무게의 10%–15% 정도를 추가로 잡아 주고, 단열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탱크에서는 표면 1 m²당 대략 1.5–2 kW가 계속 빠져나간다고 보아야 합니다.

3단계: 여유를 더하되 맹목적으로 더하지는 않기

일반적인 실무에서는 이렇게 구한 이론값에 15%–20% 정도의 여유를 더해 최종 용량을 정합니다. 앞의 예에 그대로 적용하면 81.7 kW에 20%를 더한 약 98 kW가 되므로, 규격품 가운데 100 kW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 됩니다.

그렇다고 여유가 클수록 좋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필요 이상으로 큰 전력을 넣으면 발열체의 표면 부하가 함께 올라가고, 기름 계열 매체는 그만큼 코킹이 생기기 쉬워집니다. 제어도 잦은 온오프 반복에 기대게 되어 온도 변동이 오히려 더 커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겨울철 낮은 주변 온도나 장래의 설비 증설이 걱정된다면, 처음부터 150 kW에 맞춰 버리는 것보다 필요한 때마다 하나씩 투입할 수 있도록 25 kW짜리 그룹 네 개로 나누어 구성하는 편이 훨씬 나은 방법입니다.

유지 전력은 별도로 계산합니다

목표 온도에 한 번 도달한 뒤 그 온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드는 전력은, 온도를 올릴 때 필요한 승온 전력보다 훨씬 작아서 보통 그 15%–25% 수준에 불과합니다. 다만 장비가 운전 시간의 대부분을 이런 유지 모드로 보내는 설비라면, 바로 이 유지 전력이 장기적인 전기 요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단열이 되어 있지 않은 5 m³짜리 기름 탱크에서 표면 온도가 70°C이고 주변 공기가 20°C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자연 대류와 복사를 통해 대략 4–6 kW의 열이 계속 빠져나갑니다. 여기에 50 mm 두께의 암면 단열을 시공하면 손실은 1 kW 미만까지 떨어집니다. 절약되는 전기 요금만으로도 단열 시공 비용은 보통 1년 안에 회수되고 남습니다.

연속으로 흐르는 계통은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이와 달리 매체가 연속해서 흘러가는 계통에서는, 전체 열량을 구하는 대신 입구와 출구 사이의 엔탈피 차를 계산합니다.

P(kW) = 유량 (kg/s) × 비열 (kJ/kg·°C) × ΔT (°C)

예를 들어 물 5 m³/h를 20°C에서 60°C까지 데우는 경우를 보면, 질량 유량은 약 1.39 kg/s가 되므로 필요한 전력은 1.39 × 4.2 × 40 ≈ 233 kW로 계산됩니다. 이런 연속 가열 부하는 좁은 공간에 큰 전력이 몰리는 높은 전력 밀도를 가지므로, 관벽 가까이에서 국부 비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발열체의 표면 온도를 반드시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제조사에 전달해야 할 항목

  • 가열할 매체의 명칭과 농도, 입자가 섞여 있는지, 스케일이 잘 생기는 성질인지
  • 매체의 총 질량 또는 시간당 유량
  • 가열을 시작하는 초기 온도와 목표로 하는 도달 온도
  • 요구되는 승온 시간
  • 탱크의 치수와 재질, 단열 시공 여부
  • 전원 사양: 전압, 상수, 확보 가능한 수전 용량
  • 설치 환경: 실내인지 실외인지, 부식성 가스의 유무, 위험 지역에 해당하는지

이 항목들을 빠짐없이 명확하게 정리해 전달해 두면, 대부분의 경우 첫 선정에서부터 알맞은 용량을 맞출 수 있습니다.